월 20일 그 날은 비가 오지 않았고 4월 21일에 비가 내렸다.

그 뒤로 처음 보는 비.

아.. 간혹 여우비처럼 볕과 함께 떨어진 그 빗방울들을 제외한다면

난 분명 게으르고, 더러움도 잘 참아내지만, 내가 참지 못하는 것이 몇가지 있다.

 

그건 욕실에서 나는 냄새와 타이 틈에 낀 모든 종류의 곰팡이들...

그리고 햇볕도 투과하지 못 할 정도로 더러운 창문...

그리고 먼지가 내려앉다 못해 켜켜이 쌓여 버린 창문틀...

 

내가 참지 못하는 그것들을 치우려면 비가 와야하는데

4월 21일 그 이후로 비다운 비가 두달동안 내리지 않더니 이번 주말 이틀동안 시원하게 내려줬다.

 

내리는 비 덕분에 베란다에 있는 모든 창과 창틀을 닦아낼 수 있었고

이젠 환해진 창문과 제 색깔을 들어낸 창틀을 볼 때마다 속이 다 시원하다.

 

 

 

 

 

 

 

 

 

 

 

 

 

 

청소하려고 베란다에 물이 차면서 온통 물바다가 되니 제일 신난 건 J였다.

기어이 본인이 호스를 잡고 물을 뿌리시겠다는 아드님.

 

누군가 사진만 쭈욱~ 본다면 신데렐라 빙의하신 J가 베란다 청소 다 한 줄 알것 같다.

 

  

 

 

 

 

J의 행동에 엄마 아빠가 동시에 외쳤었다.

 

" 거긴 안돼~!!! "

 

J의 물뿌림에 커튼까지 다 젖어 버리고, 안쪽에 쌓아둔 물건들도 물세례를 받았다.

이후로도 몇번이나 J의 물세례를 고스란히 맞아야만 했던 그 곳...

 

다행인 것은 혹시 몰라 신문으로 겹겹이 덥어두었던지라 창을 열어 바람을 들이니 금방 말랐다.

 

 

 

 

 

. 바닥을 청소하는 아빠를 위해 물도 뿌려주고, 그래도 제법이다

 

아들 모습을 바라보는 아빠는 스마일보다 더 커다랗고 행복한 미소가 한가득이다.

 

  

 

 

 

 

 엄마가 물을 쓸어내고 있던 비를

 

" 엄마, J도 청소 해볼래요. "

 

하고는 허락도 떨어지기 전에 빼앗아 들고는  바닥도 쓸겠다며 비를 들고 왔다 갔다 한다.

 

 

 

 

 

비를 뺏긴 엄마는 이제 더러운 창틀 때 좀 벗겨 보겠다고 물 뒤집어쓰며 창틀 청소에 열을 올리는데

매의 눈으로 그 모습을 지켜 본 아들. 곧 바로 비는 던져버리고 엄마의 만능 솔을 빼앗아 든다.

 

모방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J.  폼 한번 제대로다.

 

 

 

 

 

한참을 첨벙첨벙 다니더니 바지는 홀짝 젖어버린지 오래다.

벗자고 해도 고집을 피우는 고집쟁이 J.

 

옆 모습에서도 느껴지는 저 함박웃음.

 

 

 

 

 

비가 오고 찬바람이 들어서 추운데 젖은 옷을 입고 있는 아들을 보는

엄마랑 아빠의 걱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J는 그저 신났다.

 

이젠 바닥의 구정물까지 손으로 만져보고 첨벙첨벙하며 신났다.

 

 

 

 

 

앗~ J의 매의 눈에 또 걸렸다.  엄마의 만능 솔과 함게 이젠 대야도 J의 차지.

 

물을 담고 부어버리기를 벌써 몇번... 이 대목에서도 엄마아빠는 애타게 외쳤었다.

 

 " 아니야~ 아니야~ 버리지마 엄마 쓸꺼야~ 아빠 쓸꺼야~ "

 

엄마 아빠는 하루종일 청소를 해야하는 건 아닌가 걱정스러우면서도 J의 그 몸짓들에 웃는다.

 

  

 

 

 

 

 

청소도구를 골고루 섭렵해나가는 우리 아드님. 이젠 아빠의 유리창 닦기에 꽂혔다.

어쩐지 그냥 넘어갈 네가 아닌데 그냥 넘어간다 싶었다.

 

손잡이도 길고 앞에 걸레는 물까지 먹어서  나름 무거울텐데 어디서 저런 괴력이 나오는 건지...

 

 

 

 

 

 

힘차게 들고와서 물을 묻히더니 힘들었는지 돌아갈 땐 밀면서 간다. -.-;;

제자리로 돌아가서는 아빠가 닦던 창을 마저 닦는데 폼 하나는 유리창 닦이가 따로 없다.

 

줄 매달아주면 창밖에 매달려서도 닦아낼 폼이다.

 

누가 보면 엄마 아빠가 아가 J를 신데렐라 부려먹듯이 마냥 부려먹는 줄 알겠다.

 

    

 

 

 

 

신나게 가지고 놀던 창문 닦는 밀대를 갑자기 아빠에게 주더니, 대야에 물을 담는다.

 

 

 

 

 

 

물을 담더니 주저 앉아서 들어보려다가 아무래도 무리다 싶었는지 저렇게 밀고 간다.

 

영재돋는 아드님이시다. -.-^

 

 

 

 

 

 

가져가더니 아드님이 주저앉아 하시는 저것은...

 

 

 

 

 

 

바로 ...

 

J가 호스로 물뿌리는 것을 하도 좋아하길래 이걸로 뿌리고 놀라고 갖다 줬더니

저걸 보자마자 밀대는 이제 관심 밖이라며 아빠에게 던져주시고, 물놀이 셋팅을 하셨던 것이다.

 

 

 

 

 

 

저 물놀이는 뭇 엄마들의 간증을 듣고 나의 제자가 어린이날 선물로 J에게 사다 준 물놀이.

 

저 물놀이를 할때면

 

" OO누나가 사다준 물놀이~ 물놀이~ "  이러면서 논다.

 

완전 우습지만 아주 사랑스럽고 귀엽돋는다. ^^

 

이젠 선물 받은 물건은 누구에게 받았는지 정확하게 기억하는 개월수가 된 것이다.

 

 

 

 

 

 

 

요건 씨우메이 이모가 바다 건너 보라카이에서 J를 위해 공수해 온 물고기 신발.

지금은 발에 잘 맞는데 네가 너무나 사랑하는 신발이다보니 작아지는 그날이 엄마는 무척이나 아쉽구나.

 

아들아 너무 아쉬워하지마 엄마가 작아지면 펠트로 어찌 만들어볼께~

이거 사러 보라카이를 갈 순 없지 않겠니?? ^^

 

물고기 신발 신고 물만난 고기마냥 청소하는 내내 즐거웠던 J

 

 

 

 

 

청소를 시작할 때부터 빗 속에 같이 머무르며 얼른 나오려고 반짝이며 서두르더니

청소가 끝나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방긋 떠올랐다. 

 

조금씩 조금씩 밖이 환해지더니 언제 비가 왔었냐는 듯 구름마저 거둔 하늘이 되어버린다.

 

그 볕을 놓칠새라 창틀에 J의 사랑스러운 물고기 신발을 보송보송해지라며 널어둔다.

 

 

 

 

 

그 옆으로 엄마 아빠 신발도 쪼르륵~!!

 

물이 뚝뚝 떨어지는 신발 위로 해가 비치니 마치 우리 가족이 맑아진 것 마냥 기분이 좋아진다.

 

 

 

 

 

청소끄읕~!!! ^^

 

 

 

 

 

 

 

청소를 끝내고 우린 폭풍 식사모드에 들어갔고,

그 날 하루는 그 뒤로 온전히 쉬었다. ^^ 

 

 

 

 

 

 

 

 

 

 

 

 

 

 

 

2009년 4월 13일 월요일 ( 임신 11주 4일 )

 

 

임신 11주 - 초기 기형아(다운증후군 검사) 검사 (선택)

 

 

[태아 발달 ]

 

머리에서 엉덩이까지의 길이 - 5.07cm

 

목투명대 단면 크기 - 정상 ( 약 0.16 ~ 0.17cm )

 

심장 박동 - 간격 일정함.

 

 

 

 

 

 

 

 

 

 

 

임신 10주에서 13주 사이에 기형아 검사

검사 덕분에 3분 30초 동안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헌데 이 초음파가 태아에게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외국의 경우 아이가 태어 날 때까지 두어번 정도밖에 안본다고...

 

 

 

 

 

6주에는 콩알 같았고, 8주에는 뭉게구름 같았는데

그 후 한달이 지나고 11주가 되니 이젠 제법 사람의 형체를 갖췄다. 

 

설명해주지 않아도 내 아이가 저기 있구나 하고 알 수 있었다.

 


 

화면 속 점선은 머리에서 엉덩이까지  아이의 길이를 재는 모습이다.

 

병원에서 키라고 알려주는 길이가 머리부터 발끝까지의 길이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머리부터 엉덩이까지의 길이였다.

 

다리는 보통 접고 있어서 머리부터 엉덩이까지의 길이를 잰다고 한다.

 


 


 

아이의 옆모습인데 초음파 속 아이가 어찌나 이뻐보이던지...

고슴도치 엄마인 내 눈엔 아주아주 이쁜 꽃아기 그 자체였다.

 


 


 

화살표가 있는 까만 부분의 치수를 재는 것인데 그 부분을 목 투명대라고 한다.

 

보통 다운 증후군 수치가 높으면 그 단면이 기준치 이상으로 두꺼워지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그 검사를 위해 목 투명대의 단면 두께를 따로 측정하는 것이라고 한다.

 

 

 

 

 

검사 당시 아이의 목 투명대 단면 수치는 0.16 - 0.17 가 나왔고,

그 수치는 정상범위라고 주치의 선생님이 그러셔서 걱정을 덜었었다.

 


 


 

아이의 정면과 옆모습을 보여주셨는데, 아직은 살이 없는 상태라 뼈 위주로 보인다.

 

초음파 선생님이 말씀해주시긴 전엔 " 우와~! 벌써 코가 오똑하구나 했는데 "

 살이 없어서 뼈 위주로 보이는 것이라 그랬을 뿐이었다. -.-;;

 

 



 

 

화살표 있는 부분을 가만히 보면 다리를 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형체를 갖춘 것도 놀라웠는데 다리를 꼬고 있었다. 세상에 다리가 꼬아질만큼 길어졌다는 것이다.

 

 

 


 

들을때마다 가슴 벅찼던 일정한 간격의 심장 박동 소리... 쿵적쿵적쿵적...

 

" 엄마 난 건강해요 " 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던 아이의 심장소리.

 

세상의 그 어떤 소리보다 훨씬 듣기 좋았던 나를 향한 너의 소리.

 


 

 

 

동그란 자궁 속 까만 부분은 아이가 움직 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양수.

 

양수는 너무 많거나 적으면 좋지 않다는데 다행스럽게도 적당한 양이라고 했다..

 

 

 

 

 

그 날의 모든 것이 담겨있는 2009년 4월 13일의 초음파 동영상.

 

 

 

 

 

 

입덧으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토하기만하니 살이 자꾸 빠진다.

고등학교 1학년 이후로 10년 넘게 같은 숫자를 유지했던 몸무게가

결혼하고는 계속 숫자를 바꾸며 올라가기만해서 날 괴롭게 했었는데...

 

아직은 내 몸에 있는 영양분만으로도 아이에게 충분하다고하니 다행이다.

 

속만 메슥거리지 않아도 좋겠는데 언제쯤 괜찮아질지 모르겠다.

 

덕분에 요즘 그가 많이 힘들단다. ( 사실 이전에도 그랬지만... ^^ )

혼자서 돈도 벌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쉬지도 못하고 집안 일도 해야하고...

미안하고 그리고 고맙고도 고마운 사람이다.

 

 

 

 

 

 

 

 













 

늘 엄마 옆에서 껌딱지처럼 붙어 있는 아들이었는데

요즘은 조금 컷다고 종종 혼자 놀며 엄마만의 시간을 내어주곤한다.

 

오늘도 1인 다역을 하며 거실에서 놀고 있는 아들을 뒤로하고

청소도 하고 정리도 좀 하러 침실로 들어갔다.

 

그러나,

보통은 혼자 노는 것도 잠시 보이지 않는 엄마를 백번쯤 부르며 찾아대는 아들인데

청소하러 들어온지 한참이 지났는데 찾지도 않고 너무 조용하다.

(보통은 엄마가 옆에 보여야지 안심하고 혼자서 논다.)

 

 

 

 

 

 

이상하게 너무 조용하니 걱정이 된다.

 

" J 뭐하고 있어요? "

 

엄마목소리엔 바로 반응해주는 사랑스런 J의 나른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 ㅇㅀㄴㄷㄹㄴ 하며 놀고 있어요 "


그 후 5분...

아무래도 그 뒤로도 엄마를 찾아 달려오지 않는 것이 이상해서 나와보니...

아이구야~!! 우리 아들... 지못미...

 

 

 

 

 

양팔은 벌리고, 다리는 최대한 접어 올린... 제대로 된 개구리 자세로 잠들어 있다. ㅠ.ㅠ

 

 

 

 


엄마가 만들어 준 모든 것을 사랑하는 아들...

 가방을 아침부터 등에 매달고 놀더니 결국은 가방을 등에 매고 잠들었다.

 

 

 

 

 

얼마나 졸렸던지 잠들기 직전에 누운채로 쉬를 했던 모양.

가방 벗기고 안고 방으로 가서 옷 갈아입히니까 자는데 깨운다며 짜증이 극에 달한다.

 

 

 

 

엄마가 가만히 이름부르면 그 이야기 들으려고 울다가도 그치고 바라보는 아들.

많이 졸렸냐며 가만히 얘기해주니 그래도 귀찮았고, 짜증스러웠다는 아들의 서러운 표정.

 

 

 

 

 

그래도 엄마 이야기를 알아 들었다는 듯이 노여웠던 마음을 거두고

꿈뻑꿈뻑 큰 눈을 잠시 깜빡이다 다시 잠으로 빠져든다.

 

 

 

 

이렇게 잠든게 31개월 동안 고작 두번.

한번은 잠든 아이를 안아다 눕히면서 너무나 미안한 마음에 펑펑 울었다.

 

낮잠을 자지 않는 아들인데 잠투정도 없이 혼자 이렇게 잠들어 있는 모습이 어찌나 짠~ 하던지,
엄마는 뭔가 모를 기분과 죄책감에 사로잡히고 정말 눈물나게 미안하다.


내가 오늘 네게 너무 소홀했던 것만 같아서...

 

 

 



너의 모든 순간을 사랑하고 사랑한다. 나의 아들.

 

 

 

 

 

 

 

 

[ 작고 여린 아기입니다. 악플대신 예쁜 눈으로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얼마전 결혼식에 참석해야 할 일이 있었다.

길고 긴 4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내려가야하는거라 고민이 좀 되었는데

친척 결혼식이니 나름 집안 행사였고, 또 부모님 뵌지도 오래되어서

아이도 보여드릴겸 참석을 해야겠다 싶었다.

 

자리가 자리니 만큼 정장을 해야해서 입고 갈 옷을

꺼내서 보니 너무 꼬깃꼬깃하여 햇볕 걸어두고 분무기로 물을 뿌려 두었다.

하루 정도 걸어 둘 것이니 그리 해두면 환기도 될 것이고,

주름도 자연스럽게 펴질 것이다.

 

 

 

 

 

 

 

 

 

 

 

 

그렇게 다음 날 차려입고 떠나야하는 상황까지 모든 걸 염두에 뒀지만,

엄마라는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사실 하나가 있었다.

 

 

 

 

 

아.뿔.사.

그 모습을 등 뒤에서 J가 매의 눈으로 보고 있었던 것이다.

엄마의 작업이 끝나기 무섭게 분무기를 받아든 J.

 

나름 말 잘듣는 아드님이라 그 당시엔

 

 " 한번만 하는거예요 "

 

라는 엄마 얘기에 정말 딱 한번만 하고 끝냈었다.

 

 

 

 

 

그 후로 몇시간이 지나 저녁 준비하는 시간. J가 너무나 조용해 불러보았더니

침실에서 " 여기 있어요. 엄마 " 하는 J의 목소리가 들린다.

안방문을 열어서 살펴보니 우리 아들 이러고 앉아있다.

 

 

 

 

 

기억력 짱~!! 아드님. 하루종일 물 뿌릴 생각으로 가득했었던가 보다.

엄마의 경계가 풀어지기 무섭게 분무기를 들고 달려 간 것을 보면 말이다.

그 것도 영약하게 베란다를 통해 간 것이 아니라 침실창에 척~!! 하니 걸터 앉았다.

 

 

 

 

 

저 표정은 " 엄마 저 잘했어요?? " 하며 칭찬 한바가지를 바라는 표정이다.

 

 

 

 

 

뿌리다보면 본인에게 물이 튀니 얼굴을 돌리고 눈을 감아버리는 J

그런 네 모습이 시리도록 귀엽고 이쁘구나.

 

 

 

 

 

아직 고작 30개월 된 아이인지라 소근육도 덜 발달했으므로 속으로 생각할때는

 

 ' 그래 니가 뿌려봐야 얼마나 뿌리겠냐 ' ..였다.

 

 

 

 

 

그.런.데.

 

크헉... 분무기에 들어 있던 물을 다 썼다. (가아~득~ 있었는데... ㅠ.ㅠ )

 

 

 

 

 

결국 J눈과 손이 닿는 부분은 촉촉하다 못해 아주 물이 뚝뚝 떨어진다.

아주 분무기 한통을 야무지게 다 써버린 것이다.

 

 

 

 

 

 

" 아들~!! 엄마옷 내일 아침엔 마르겠지? "

 

그나저나 엄마옷을 초토화 시켜놓고 아드님은 아주 해맑으시군요.

 

너의 그 햇살같은 웃음에 엄마는 오늘도 그저 녹아내린다. ^^

 

 

 

 

 

다음날 아침 6시에 출발이었는데...

준비하고 부랴부랴 입은 옷은 치마 끝이 살짝 촉촉했다. ㅠ.ㅠ

뭐 여름이니 금방 마르겠지하며 그냥 입고 나간 쿨~한 엄마.

 

반면,

엄마옷을 초토화 시킨 아들은 아무 걱정없이 꿈속을 헤매고 있다가

아빠품에 안겨서 출발했다는 사실...

 

 

 

 

 


 

한복 입고 경복궁 나들이 

 

 

 예닮 한복 갖춰서 입고 출발... 시원해보여서 좋다. 

   

 






점심을 먹고 테이크 아웃컵에 우유를 담아서 나서는 길. 

한복 입고 테이크아웃컵을 든 J가 묘하게 어울린다. ^^ 

 

 

 



 


복주머니의 노란 색감이 빨강 한복과 잘 어울려서 뒤에 달아줬더니 

그 복주머니를 잡고 싶은지 강아지가 제 꼬리를 물려고 뱅뱅 돌듯이 J가 그러고 있다.

 

" 앗~!! 엄마 봤어?? " 하는 표정의 귀염돋는 사랑스런 J 

 





 


버스가 광화문정류장에서 내려주고, 사뿐 사뿐 걸어서 경복궁으로 가는 길.

 

광화문 네거리에서 광화문까지 어른 걸음으로 10분도 안걸리는데... 

경복궁으로 가는 광화문 그 길엔 볼 것들이 무궁무진하다.

 

 





  

 

아이들이 뛰어드는 분수가 있고

위풍당당 이순신장군이 서 있고, 게다가 세종대황에게 가는 길목엔 벼가 종류별로 있다.

 

세상 모든 것이 신기한 J에게 경복궁까지 가는 길에 놓인 모든 것이 J를 유혹한다.

 

 

 

 



 

 

우리가 가장 오랜시간 머물렀던 곳. 

혼천의며 축우기며 여러가지가 있어서 아이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고,

일전에 MBC에서 방영했던 뿌리 깊은 나무 덕분에 생각이 많아져서 오래 머물렀던 것 같다.

 






 

주말인데 날씨가 좋아서 다들 서울을 떠났는지 예상외로 사람이 별로 없었다.

덕분에 저 넓고 푸른 잔디를 제이는 찬찬히 누비고 다녔다.

 

 


 




나폴나폴 날아가는 나비를 열심히 따라가고, 나비가 꽃잎에 사뿐~ 앉기가 무섭게 달려간다. 

 

 

 

 



 

 

외국인 누나, 형아들이 제이사진을 찍기 시작하자 어리둥절해진 제이.

 

처음엔 사람을 좋아하는 제이인지라 관심을 반가워라 했는데,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 아니라 아니다 싶었는지 도망...

 






 


아빠에게 달려오더니

" 여긴 사람이 너무 많아 안되겠어요. 우리 빨리가자~!! " 라고 말한다.

 

다시 내게 달려와서 안아줬는데 외국인이 따라와 옆에 선다.

어떨결에 그들 핸드폰 카메라에 제이와 함께 찍혔는데 그 후로도 몇컷 더...

   

 

 



 

 

이제야 광화문 입구가 보인다.

 

광화문 복원은 2006년 12월4일부터 이뤄져. 2007년 5월 철근 구조 광화문을 철거. 

같은해 11월 원래 위치와 규모 확인 등을 위한 발굴조사를 완료했다고한다. 

그 후 광화문의 성곽을 복원하고 또 광화문의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 놓기 위한 작업끝에

2010년 8월에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고 한다.

 

광화문복원은 경복궁복원사업의 중요한 구심점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은 광화문이 경복궁의 정문이기 때문이고, 그 경복궁은 현재 25% 정도의 복원이 이루어졌으며

2030년까지 복원이 계속되는데 청화대등 여러 문제가 혼재되어 76% 까지의 복원으로 마무리된다고...

 

찾아보면서 또 한번 가슴아파도 잊지 말아야하는 역사를 되짚어본다. 

 

 

 






긴~ 횡단보도 앞에서 광화문을 바라보며 신호등이 바뀌길 기다리는 동안

아빠랑 미운짓, 이쁜짓 퍼레이드하며 신난 애교쟁이 우리 아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해 경복궁 들어가는 표를 끊고 들어왔다.

바뀌고는 처음 오는 경복궁. 참 반가운데 벌써 체력은 바닥이 나버렸다. -.-;;

 

그렇게 뛰던 제이가 궁에 들어와선 그 안에 녹아든 풍경처럼 걷는다.

 




 



제이가 한복을 부르는 이름은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옷 "  이다.

아마도 올 봄에 어른들게 한복을 입고 세배를 드렸던 것이 기억에 깊게 남았던가보다






 

 

 

모든 분들 부디 많이 받으세요. ^_____^

 

 

 

 

 

 

 

 

 

 

 

 

 

 

 

 

 

 

 

 

 

 

 

예전 사진을 넘겨보다 웃음이 나는 사진을 발견했다.

사진에 번호가 매겨져 있는 것이 아마 동영상을 캡쳐해 놓았던가 보다.

 

저장된 날짜를 보니 2010년 6월 7일 이다.

당시 수박이 비쌀 때였는데 먹고는 싶어서 조금 작은 걸 사왔었다.

 

그 작은 수박이 엄마와 아빠의 장난기로 아들의 전투모가 되었다.

 

지금은 두돌을 훌쩍 넘겨서 29개월차에 접어 들었고,

말도 잘하고 이젠 뜀박질도 하고 점프도 할 정도로 훌쩍 컸지만,

당시는 아직 돌도 지나기 전 정확하게 딱 7개월이 되던 날이다.

 

예전 사진을 보고 있노라니 언제 이만큼 컸는지 가슴이 벅차다.

 

 

 

 

 

 

 

 

 

 

 

조그마한 수박을 사들고 와서 반으로 나눠 열심히 긁어 먹었다.

 

작다고 생각했는데 7개월 된 아이에겐 그래도 크다. ^^;;;

 

아들 미안~!! 그런데 정말 귀여웠어 ^^a

 

 

 

 

사실 아주 잠시만 씌워보려는 의도였는데...

그 귀여움에 엄마 아빠는 폭소가 터지고

 

아들은 벗겨 달라는데 사진을 찍어대는 야속한 엄마.

 

 


 

엄마가 씌운거 아빠에게 벗겨 달라며 갔는데

엄마가 예쁘다며 애원하니 마음이 흔들려 멈칫하는 아들.

 



 

벗으려고 용쓰다가 엄마를 다시 한번 주시한다. ^^

 

" 엄마~!! 군대 가서 써도 늦지 않잖아요?? "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아웅~ 이쁜 내 새끼~ ^____^

 


 

 

" 엄마~!! 그래도 이건 안되겠어요. -_-  "

 

괴력을 발휘해서 번쩍 들어버리는 아들...

용쓰느라 얼굴에 힘 퐉~!! 제대로 들어갔다.

 

조그마한 아들에겐 [ 내겐 너무 무거운 철모] 였던 것이다.

 


 

 

옆 모습만으로도 그 즐거움이 느껴지는구나.

벗겨내고는 한참을 저리 즐거워했던 사랑스러운 너. ^^
 


 

 


요맘 땐 깔깔깔 소리내서 웃기만해도 그렇게 신기 할 수가 없었다.

당시에 막~ 기어다니기 시작해서 온 집안을 휩쓸고 다녔었는데,

아직도 그 모습이 생생한데 지금은 벌써 29개월.

 

애교가 많은 아들이라 수많은 애교로 엄마를 녹이고,

하루하루 폭풍처럼 발전하는 어휘력으로 엄마를 놀래키고,

 

"엄마, 사랑해요" , " 걱정하지 마세요. J가 있잖아요"  라고 말해주면

 

엄마는 세상 모든 것을 가진 듯 온 갖 시름을 잊는단다.

 

사랑하고 사랑한다. 내 새끼...

 

 

 

 [ 아들~!! 넌 내게 항상 베스트란다. ^^ ]

지난해(2011) 9월 중순 이후로는
가벼운 하루짜리 감기만 두번 왔다 갔을 뿐이었다.
목요일(3일) 저녁 5시무렵.
아무래도 아이 노는 모습이 힘이없고, 얼굴도 살짝 벌개진 것 같다.

체온계를 가져다 열을 재어보니 39.0 깜짝 놀라 부랴부랴 준비해서
아이를 업고 병원으로 뛰었다.

서울에서 이 곳으로 이사 온 걸 아이를 업고 뛰면서 처음으로 후회했다.
세상에 소아과가 없다. 내과에서 소아과를 겸하는데 그것도 딱 한군데란다.
( 그리고 약이 아이에게 너무 독한 것을 알고 한번 더 후회했다.)

축 늘어져서 업혀 있던 아이가 고개를 들더니

"엄마 천천히 가요 " 한다.
" 엄마가 빨리가서 무서워요? " 했더니
" 아니요. 엄마 조심해요. " 한다. 가슴이 더 미어진다.

이제 겨우 30개월 되어가는 어린 것이... 한다는 소리는 애어른이다.
병원에 아이를 보이고 처방을 받고 서야 조금 내 정신이 돌아온다.

 

 

놀이터에서도 즐겁게 놀고, 집에 와서도 신나게 놀았는데...
분명 그랬는데 어느순간 아이가 자꾸 축~ 축~ 쳐진다. 그러더니 저렇게 엎드린다.
낮잠도 자지 않고, 보통 쉼 없이 노는 아이인데 이상하다.





졸린가 싶어서 재우려고 팔베개를 해주고 토닥이다보니
몸은 뜨거운데 땀이 나지 않는다.
열이 나는 건 아닌가 싶어 체온을 재보니 39.0. 얼른 알아차렸어야 하는데...
아이가 짜증을 부리지 않다고 무심한 엄마는 아이가 아픈 줄도 모른다.
워낙에 짜증도 없고, 울음도 짧은 아이라는 걸 알면서도 엄마가 머리가 나쁘다.

[ 사진은 당시 사진이 아니라 39.3도. 약도 먹던 시기인데 더 높다 -.-;; ]



아이가 열이 나면 난 늘 심장이 덜컥 내려 앉고 마음이 급해진다.
그건 아이가 딱 60일이 되던 날 39도를 넘고 40도를 넘으면서 입원을 했었던 탓이다.
그 조그마한 손에 링거를 꽂고 온갖 검사를 견뎌야 했던 그 날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메인다.





아프니 내게 착~! 안겨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를 울려가며 떨어트려 놓고
어떻게 준비를 했는지도 모르게 준비를 하고, 아이를 들쳐 업고 뛰었다.

울어서 충혈 된 눈, 열에 들떠 벌개진 얼굴이 온통 " 나 아파요 " 라고 말하고 있다.





진료를 받고 나와서 처방전을 기다리는 동안 아이가 들고 온 책을 두어권 읽어준다.
열이 더 오르지 않은 모양이라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프면서 무슨 정신인지 본인이 읽은 책은 다시 원래 있던 자리에 꽂아 둔다.

J는 보통 사용한 물건이나 보고난 것은 제자리에 다시 가져다두는 습관이 있다.
엄마 혹은 아빠 물건을 건드려도 그리 개의치 않는 건 다시 보면 제자리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약국에서 약을 기다리는 J.

평소였으면 여기저기 기웃기웃 구경을 했을텐데 힘들긴 한가보다.





약을 주려고 수저에 시럽과 함께 담아보니 너무 많다. -.-;;;
" 약 안먹을래요. J 도망 갈꺼예요." 하면서 도망가지만 이내 잡혀온다.
도망 갔지만 잡혀오면 그래도 순순히 아~ 하고 받아 먹어준다.

하.지.만.

약이 너무 독하다. 나으려고 먹는 약인데 너무 독하니 다 토해버린다. 먹어봤자 도로묵이다.





해열제 먹고, 한시간쯤 뒤 약기운이 돌자 잠이든다. 열에 들떠 쌕쌕 거리는 숨소리가 안쓰럽다.





자고 일어나서도 힘이 없으니 저렇게 앉아서 티비를 본다.
평소라면 티비 앞으로 달려가서 티비 속의 그들과 교감을 나눠도 수백번은 나눴을텐데 말이다.





J는 전체적인 모습은 물론이고, 부분과 부분도 아빠를 많이 닮았다. (남들이 그런다.)
그나마 눈썹과 눈을 나를 닮았다는데, 어느날 왼쪽에 쌍커플을 만들더니
오늘은 아프다고 오른쪽 눈에도 커다란 쌍커플을 만들었다. 이젠 몽땅 아빠 모습이다.





안먹더라도 배고프면 먹겠지 주의라 아이가 있는 곳으로 따라다니며 먹이지 않는데
아프니 아예 곡기를 끊는다. -.-;;; 그러다보니 어디서든 뭐든~ 먹어주기만 하면 감사하더라.





그러다보니 수저를 들고 따라다니기 바쁘고, 좋아하는 음식을 사다 대령하기 바쁘다.
아이 아빠가 빵을 사왔는데 고작 1/3 정도 먹는다. 아이 아빠가 또 뛰어 나간다. ( 그 역시 아픈데...)
미소야에서 우동과 모밀을 사다주니 그나마 먹는 것 같이 먹어주신다.





그래도 열이 잠시 내리면 이렇게 평소처럼 노래도 불러주고,
애교쟁이 우리 아들 특유의 눈 웃음을 곁들여 수백가지의 애교 퍼레이드도 보여준다.





오늘 오전엔 열이 없었는데 기분도 좋아서는 이렇게 스케치북 찾아서 그림도 그려주신다.





병원가려고 나선 길. 열은 떨어졌지만, 목이 쉬고 기침이 많아졌다.
그래도 열도 없고 쌩쌩해 보였는데 조금 걷더니 이내 주저 앉아서 " 힘들어요. 안아주세요 " 한다.





잠시 나갔다 온 것이었는데 그나마도 힘들었는지 졸리다며 계속 업혀있겠다고 한다.
그렇게 축 쳐져 있던 아들 안자길래 카메라를 들이댔더니 너무 좋아하신다.





밤이 되니 완전히 떨어진 줄 알았던 열이 다시 오른다.
38.5도 전후라 그나마 안심은 되자만, 38도 대에선 잠을 깊이 자지 못하니 걱정이다.
게다가 기침을 하고, 목에 가래도 있어서 숨을 쉬기가 힘드니 더 못자고 몇십분 단위로 계속 깬다.

얼른 나아야 할텐데...

내일은 버스를 타고 병원을 찾아 나가야 한다.
오늘 갔던 병원이 폐업이라 공쳤으므로... 아~ 정말 욕나올뻔 했다. -.-;;

 

 

 

 

  

  

2009년 4월 3일 금요일 ( 임신 10주 2일 )

 

 

난 몸살감기가 온 것인지 아니면 그저 입덧이지 더 심해진 것인지

그 날 난 출근을 했다가 한 시간도 버티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단다.

부탁을 받고 들어줄지언정 내가 부탁을 하고 신세를 진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그런데

내가 나일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웠고, 부탁해요 그리고 미안해요 라는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

 

조퇴를 하고 버스를 탈 수 없어서 택시를 타고 기어서 기어서 집으로 왔었단다.

 

아빠가 퇴근하기를 기다렸지만, 아프다는 전화는 커녕 퇴근 중이라는 전화를 받을 힘조차 없었어.

남들 퇴근시간이 난 한참 일할 시간이기 때문에 퇴근해서 돌아왔는데

내가 집에 있다는 사실에 무척 놀랐을꺼야.

그랬는데 보자마자 울음을 쏟아내는 날 보고 더 놀랬겠지.

 

아빠는 바로 산부인과에 전화해서 기침을 많이하고 열이 많이 나고 하루 종일 다 토했다고 전화를 했더니

태아는 열에 약하니 열이 37도 후반에서 38도 사이까지 오르면 병원으로 바로 와야 한다는 대답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갔단다.

( 네 물건도 준비하기 전이라 집에 체온계가 있을 턱이 없었단다. 그러니 짐작으로 병원으로 간거였지.)

 

아픈 몸을 이끌고 택시로 20분 걸려 달려가니 체온만 재고 아무처치도 해주지 않았어. (체온은 37.6도)

야간 당직 의사가 와서 초음파를 확인하고서야 수액을 꽂고 침대에 누울 수 있었는데 굉장히 추웠어. 아마도 열 때문이었겠지.

(처치라고 해봐야 임신 중에 할 수 있는 건 그저 탈수증세로 인한 수분 보충과 비타민 보충 수액 정도란다.)

 

링거를 꽂고도 뒤집어지는 속을 어쩌지 못해 누워있지 못하고 화장실에 들어가 몇 번씩 토했는지...

(다행히 내가 누워있던 병실은 가족분만 병실이라 침대는 둥글고 넓었고, 화장실도 딸려 있어서 다행이었어.)

그러다 열이 조금씩 내려가면서 안정을 찾고, 조금 눈을 붙였던 것 같다.

 

 

 

아직도 그 날의 기억이 생생하단다.

내가 널 낳을 때 가족분만실에 들어가지 못 할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이 날 내가 들어가서 수액을 맞은 곳이 가족분만실이었는데 사진이라도 좀 찍어 둘 것을 그랬다 싶구나...

네가 괜찮은지 초음파를 볼 때 내 아픔에 정신이 팔려 자궁 안을 휘적 휘적 다니는 너를 보면서도

초음파 찍은 거 주세요 라고 말하는 것도 잊어버렸으니... 그래서 그 날의 초음파는 내 머릿속에만 있단다.

잊.지.말.아.야.지.

 

후 난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일을 그만뒀는데, 그게 잘 한 선택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

당시 내 마음이 견딜 수 없게 만드는 어떤 일이 하나 있었고, 내가 그만두게 된 계기가

사실은 몸이 아파서 힘든 것 보다 그 일로 인한 영향이 더 크지 않았나 생각되기 때문이란다.

그냥 다녔으면 몸이 아픈건 어떻게든 버텨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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