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베란다는 바닥이 타일이고 벽도 페이트만 덜렁 발라진 콘크리트 벽이라

베란다 공간에 있으면 울림이 있어서 불편했고, 바닥에 앉아서 놀기엔 타일은 너무 차가웠고,

타일에서 넘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눈앞이 깜깜하다.

 

소리를 어느정도 흡수하고, 넘어져도 치명상은 없고, 따뜻한 온기도 전해 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아이방 베란다 바닥에 나무를 깔아주자고 생각하고 폭풍 검색에 들어갔다.

엄마 혼자서 깔기 쉬워야하고, 나무 같은 플라스틱이 아닌 진짜 나무였으면 했고,

바닥에서 좀 떠 있도록 두께감이 있었으면 했고구입하기 적당한 가격이었으면 했고,

내 집이 아니라 다음 이사 때 원상복귀해야하니 접착식은 곤란했다.

 

 

 

 

 

 

 

 

 

 

 

 

며칠 폭풍 검색 후 선택한 것이 틈새없는 끼움식 편백나무.

 

완전 쉬울것이라 생각하고 30분이면 끝나겠지하며 우습게 봤는데 다 하고 쓰러지는 줄 알았다.

 

 

 

 

 

일을 시작하기 전 J에겐 우유와 엄마의 갤럭시 탭

J의 엄마에겐 벤티사이즈의 아메리카노가 준비되었다.

 

이렇게 우리의 베란다의 시작은 미약하고 힘겨웠으나 그 끝은 나름 창대하였다.  ^^

 

 

 

 

 

베란다 면적을 재어보니 가로는 263cm, 세로는 123cm.

넓이를 계산해보니 2.63 * 1.23 = 3.38 이고 소수점은 무조건 올림이라 74p로 4박스 신청.

 

74p의 구성은 받침대 40개, 상판(소) 6개, 상판(대) 27개 구성.

 

도착한 것은 두박스라 의아했는데 한박스에 두박스 분량이 들어 있었다.

 

 

 

 

 

왼쪽은 나무를 끼워넣을 받침대, 오른쪽에 J가 들고 있는 것은 편백나무(소)

 

  

 

 

 

 

받침대와 편백나무(소)를 들어내고 나면 나란히 누워있는 두개의 상자에 편백나무(대)가 들어있다.

 

 

 

 

 

 

상자 하나에 27개의 편백나무(대)가 9개씩 3층으로 쌓여있다.

나무를 들어내면 바닥에 방습제가 들어있다.

 

방습제를 판매자는 당연하다는 생각으로 넣었겠지만 소비자인 난 세심하다 느꼈다.

 

 

 

 

 

 

설명서를 들고 한참을 바라 본 후에 시공에 들어갔다.

 

 

 

 

 

설명서대로 따라가자면 받침대 먼저 연결해서 배치해줘야한다.

세로로 길게 연결하려면 받침대는 이미지 속 파란 동그라미들이 만나도록 연결한다.

 

 

 

 

 

가로로 확장을 하려면 주황색 동그라미가 있는 부분을 연결해주면 오른쪽처럼 연결이 된다.

 

 

 

 

 

 

그리고 받침대에서 주의해야하는 것 하나.

 

아래 사진을 보면 파란동그라미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이 빨간 동그라미 안에는 있다.

나무를 다 끼우고 나면 이 부분이 툭 튀어나와서 보이게 되니 정리해줘야 깔끔한다.

 

 

 

 

 튀어나온 부분을 접어 넣듯이 꾸욱 누르면 아래 홈으로 쏙~! 들어간다.

 

사진은 설명 편의상 손으로 했지만, 사실 바닥에 눌러서 살짝 접어 준 뒤 손으로 하는 걸 찍은 것이다.

손으로 눌러서 접을 수는 있겠지만 많이 힘들다. 난 바닥에 놓고 접듯이 꾸욱 눌렀다.

 

  

  

 

 

 

받침대 배열만하면 일사천리 일 줄 알았는데... 배열하는데 잡아 먹은 시간만도 한시간이 넘는다.

나무를 끼우기 전에 받침대 배치만 몇번을 바꿨는지 모른다.

 

첫번째 배치                                                            두번째  배치

 

 

 

 

 

 

마지막 배치가 나무를 받침대에 끼워넣기 불편하지 않고,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였다.

( 그 최소의 노력이 적은 힘을 가진 엄마에겐 결코 최소가 아니긴 했지만... )

 

세번째 배치                                                      네번째 배치(확정)

 

 

 

 

 

 

 나무를 뒤로 돌려보면 이렇게 길(홈)이 나있다. 이 길이 받침대에 끼워지는 부분.

 

 

 

 

 

설명서와 그리고 판매 사이트 동영상을 보면 받침대를 깔고 위에 나무를 놓고 눌러주면 된다고 나온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고정이 되긴하나 나무 밑판 홈 부분은 부서져서 재사용이 힘들어진다.

 

그리고 엄마의 힘으론 누른다고 기다렸다는듯이 쏙~ 들어가주지 않는다.

 

 

 

 

 

저렇게 끼웠더니 이쁘게 길이 생기면서 나무도 망가지지 않고 고정이된다.

하지만, 이것도 굉장히 힘이든다. 끼우는 과정만 쉬웠어도 예상처럼 30분만에 끝냈을 듯.

 

 

 

 

 

 

위 사진은 보여주려고 세워놓고 끼운 것이고, 실제로 시공(?)할 땐 받침대에 놓고 힘껏 밀어서 끼우면된다.

 

 

 

 

 

이제 본격적으로 베란다에 편백나무 깔기에 들어간다.

 

까는데는 한참 걸렸는데 사진으론 어찌나 후다닥 지나가는지 눈물이 앞을 가린다. ㅠ.ㅠ

 

 

  

 

 

[ 움짤로 보는 베란다 만들기 진행 상황 ]

 

 

 

 

 

마무리 단계에선 공간이 없으므로 밀어서 끼워넣는 것이 불가능하다.

힘껏 눌러서 고정시키는데 체력도 방전 상태고, 눌러서는 잘 안되니 망치로 쾅쾅~!! 때려서 고정 시켰다.

 

 

 

 

 

 

뒤쪽에 공간이 남았는데 남은 공간 폭이 나무 폭과 같아서 긴 것 2장과 짧은 것 1장을 넣고,

살짝 빈공간이 보이는 부분은 같이 구입한 쫄대 2개를 틈새에 끼워 넣어서 마무리 했다.

 

 

 

 

 

 

우여곡절 끝에 베란다에 마루 깔기 작업을 끝내고

J의 옷이 든 리빙박스와, 타요볼텐트를 반을 접어서 놓으니 딱 맞는다. 

 

 

 

 

 

 

J가 수시로 드나드는 앞쪽에는 J의 책장을 넣어보니 맞춘듯이 꼭 맞게 들어간다.

 

 

 

 

 

 

책장에 책을 가져다 가지런히 꽂아주니 나무 바닥이 좋았던지

J는 마루가 깔린 베란다에 배를 대고 누워서 한참동안 책을 봤다.

 

 

 

 

 

 

엄마가  J방 베란다에 마루를 까는 동안 J는 엄마 옆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이러고 있었다.

 

베란다 깔기가 진행되면서 점점 넓어지는 J의 공간.

왼쪽 사진보다 오른쪽 사진에서의 J의 공간이 더 넓다.

 

 

 

 

 

 

그렇게 본인의 공간이 넓어지는 것을 즐기며 엄마의 요구에 일어나고 눕고를 반복하다

나중에는 저렇게 나무들고 같이 시공을 하겠다고 덤비기도 하고, 뽁뽁이를 갖고 놀기도 했다.

 

아웅~!! 사랑스런 내 새끼... ^^

 

 

 

 

 

시공하는데 걸린 시간은 오전 11시 40분에 시작해서 저녁 6시 10분에 끝났으니 6시간 30분 정도다.

중간 중간에 점심도 먹고, J의 요구를 들어주느라 잠시 J랑 놀기도 해서 더 오래 걸린 듯 하다.

몰입해서 한다면 길어도 3-4시간이면 끝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남자분이라면 2시간. )

 

" 10만원 이하로 시공할 수 있지 않을까 " 싶은 생각에 며칠을 잠도 안자고 폭풍 검색을 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그렇게 날로 먹을 수 있는 나무는 없었고, 저 정도 공간을 10만원 이하로 시공 할 수 있었다면

난 집안 모든 바닥에 나무를 깔겠다고 덤볐을지도 모른다.  ( 그랬으면 좋았을 것을 사실 아쉽다. 0_0 )

나무를 좋아하는지라 입맞추듯 내 발에 닿는 나무의 감촉도 따뜻해서 좋았고,

피톤치드가 나오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베란다를 드나들때마다 느껴지는 편백나무 특유의 향도 좋았다.

 

가격은 예산의 2배 정도 들어갔지만, 가격대비 아주 만족스러웠다.

 

 

 

 

편백나무가 물에 강한나무라니 (그래도 썩긴 썩으니 관리에 신경은 써야겠지만)

훗날 욕실에도 시공할 기회가 생긴다면 좋겠다. 그 땐 내집에 업자 불러서 몸 편히 시공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___^

 

편백나무는 원산지가 일본이라 그런지 히노끼 나무로 더 많이 알려져 있고, 노송나무라고도 한다. 

습기에 강해서 욕조를 만들기도 하고, 족욕기나, 반식욕 덮개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욕실 바닥용으로도 쓰인다.

또, 심신에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피톤치드가 다른 나무에 비해 많이 나온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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